올해 여름에 곽정은 작가의 <마음 해방>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어요. 유튜브에서 곽정은 작가가 불교 경전에서 유래한 '첫 번째 화살'과 '두 번째 화살'을 설명하는 영상을 본 뒤로 책을 통해 이 개념을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마음 해방>에서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삶이 건네 오는 첫 번째 화살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다면, 두 번째 화살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누구에게나 고통은 존재한다는 것에 자신의 마음을 완전히 열 수 있을 때, 우리는 삶의 진실을 목도하고 이 제한된 몸과 마음에 자신을 가두지 않아도 될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엉켜있던 생각이 정리되고 해소되지 않던 감정이 공감받는 기분이 들었어요. <마음 해방>이 불교 경전을 현대심리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책이라면 신작인 <어웨어니스>는 이를 생활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자세히 다룹니다.
"단 30초라도 좋다. 눈을 감고 잠시, 지나온 날들에 대해 생각해보자. ... 그때 그 일에 대해, 첫 번째 화살은 무엇이었나? 그리고 그 첫번째 화살이 너무 괴롭고 힘들어서 내가 스스로에게 꽂은 두 번째 화살의 말들은 무엇이었나? 생각을 마쳤다면 이제 종이를 꺼내어 그것들을 기록해보자."
기록하며 독서하는 일상이 명상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한 부분도 좋았어요. '활동 모드'로 지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문득 공허한 느낌을 마주칠 때마다 '존재 모드'의 중요성을 깨닫곤 합니다. 존재 모드의 스위치를 켜는 여러 방식이 있지만 꾸준하게 연습해야 한다면 무언가를 쓰고 읽는 방식이 저에겐 잘 맞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적의'에 대한 구절도 공감됐어요. 초기 불교 경전 중 하나인 <앙굿따라니까야>에서는 '사무량심'에 대해 설명합니다. 이는 자, 비, 희, 사의 네 가지 한량 없는 마음의 덕목이에요. '자'는 자애, '비'는 애틋함과 공감, '희'는 기뻐하는 마음, '사'는 구분 없이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는 마음이에요.
이 네 가지 마음을 지속적으로 수양하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평안하게 살아갈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많은 선행을 행하게 된다고 합니다.
"자심을 닦으면 성내는 마음이 끊어지고, 비심을 닦으면 적의가 끊어지며, 희심을 닦으면 불쾌한 마음이 끊어지고, 사심을 닦으면 혐오하는 마음이 끊어진다는 것이다."
저는 이 중에서도 '비심을 닦으면 적의가 끊어지고'라는 표현을 요즘 자주 생각하고 있어요. 고통에 공감하는 마음, 슬퍼할 수 있는 능력은 늘 이해하기 힘들었던 스스로의 '적의'를 직면하도록 도와주는 것 같아요. '비'의 마음을 통해 분노라는 감정과 조금 더 가까워져 보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