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에 갑상선 검진을 받았어요. 가족력이 있어서 갑상선 검사를 처음 해 본 것이었는데 혹의 모양이 좋지 않다는 결과를 듣고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런데 크기가 1cm 미만으로 작다고 하시더라고요. 6개월 뒤에 다시 초음파 검사를 해보기로 했어요.
6개월간 큰 걱정 없이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마음을 쓰고 있었던 것 같아요. 병원에서 정기 검진일이 되면 문자를 주는데, 11월 초에 먼저 전화해서 원장 선생님 예약으로 검진 날짜를 잡았습니다.
역시나 초음파 검사를 먼저 했고 결과를 들으러 진료실로 들어갔어요. 선생님께서 모니터 화면을 보시면서 단순 물혹으로 보이는 혹에 대해서 먼저 설명해 주셨고, 문제가 되었던 다른 혹을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가셨어요.
6mm 정도의 크기이고 지난 6개월간 자라지 않았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러면서 처음 검사를 해주셨던 다른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혹 모양이 좋지 않다'라고 하시면서 "조직검사 해서 확실히 하고 갑시다"라고 하시더라고요. 병원에 오기 전에 결과가 안 좋을 경우 다음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어서 검색을 했었어요.
갑상선 부위는 조직검사를 위해 세침검사라는 방법을 사용하더라고요. 검사 방법이 간단하고 부작용이 적다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여러 후기도 읽고 대략적인 가격도 함께 알아두었습니다.
검색하며 알게 된 것처럼, 선생님께서 세침검사를 지금 해 보자고 하셨어요. 진행 방식, 검사 후 주의사항, 가격 등 자세한 설명이 담긴 안내문을 한 장 전달받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읽은 것과 비슷한 설명이 적혀 있었어요.
검사 결과를 받는 데는 1주일이 걸렸어요. 당연히 정상 세포일 거라 생각했는데 결과는 '비정형세포'였어요. 비정형세포를 검색해 보면 "악성과 양성의 중간 단계로 갑상선 암이라고 진단할 수는 없지만, 암일 가능성이 있는 경우"라고 설명됩니다. 한 번 더 검사를 해봐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3개월 후인 지난달에 한 번 더 조직검사를 했고 '암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처음 결과를 받았을 때는 암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철렁했는데 이번에는 '암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제 기준에서는) 모호한 문장을 듣고도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6개월 뒤에 초음파 검사를 해보기로 하고 진료실을 나왔어요.
조직검사를 두 번 진행하는 3개월간 '인간의 몸이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라는 문장에 대해 종종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어쩌다가 비정형세포라는 것이 생긴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자라지 않고 같은 크기를 유지하는 것은 제 몸이 가진 면역력 덕분이라는 생각에 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보거나 만질 수 없는 비정형세포와 잘 지내보려고 해요.
사진은 첫 세침검사를 하고 병원 근처에서 먹었던 연어구이, 두 번째 검사 결과를 받고 버스정류장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다들 아프지 않으면 좋겠어요. 검진은 주기적으로 받으며 건강 잘 챙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