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서 환호가 터졌어요. 하루 10분 글쓰기를 '루틴'이라 지칭하는 것도 정확한 정의라 생각했고, '정서적 안녕감'이라는 표현을 설명에 포함시킨 것에 감동마저 느꼈습니다.
처음 '하루 10분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 저는 이 모임이 글쓰기 실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했어요. 저도 참여자분들도, 즐겁게 글을 쓰며 글쓰기의 재미를 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운영을 하다 보니, 글을 쓰는 시간 자체가 함께 일상을 보내는 방식이고, 제가 글쓰기라는 도구를 통해서 마음을 돌보는 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모임을 운영하며 1년 정도가 지나서야 알게 된 것이면서, 아직 완전한 확신이 없었던 마음에 '네가 느끼는 바가 맞아'라는 대답을 들은 것 같았어요. AI와의 대화에 과몰입하는 제 자신이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
저는 퇴사 후 2020년도에 3개월 정도 매일 책을 읽고 인스타그램에 감상을 올렸던 적이 있어요. 팀 페리스의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 그중 도움 되었던 것이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나의 기분, 감사한 것, 즐거운 일에 대해서 쓰는 것이었어요. 매일 아침 일기를 쓰고 난 뒤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 해 읽었던 팀 페리스의 책을 읽고 시도해 본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진첩에서 과거 사진을 보다가 2017년도에 캡처해 둔 사진을 한 장 찾았어요. 팀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이라는 책에서 소개하는 '아침 일기 쓰는 법'이었어요. 회사 생활 첫해였던 17년도에는 20년도의 제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 알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함께 이야기한 주제 중 '시간과의 관계'라는 질문이 있었어요. 글감으로 소개 드린 책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에서 저자가 말하는 과학적 근거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가끔 '시간이 한 방향의 직선으로 흐르는 것일까?'라는 질문이 떠올라요. 현재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챗봇과의 대화가 과거의 일처럼 느껴지고, 페이스북 화면을 캡처해 둔 사건이 미래처럼 다가옵니다. 챗봇이 저에게 묻는 것 같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