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펑펑 내린다'라는 표현을 실감한 적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을 통해 '지적 통찰'과 '정서적 통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지난 레터에서도 소개 드렸던 개념입니다. 저는 두 가지 개념을 통해 저의 글쓰기 슬럼프를 이해했어요.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이래서 힘들었구나', '나는 이런 순간에 행복을 느끼는구나', '나에게는 힘든 시간을 견뎌내는 힘이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나를 괴롭히던 감정으로부터 해방되는 기분마저 듭니다. 글쓰기의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에요. 그런데 같은 감정으로 다시 걸려 넘어지는 일이 생기면 큰 혼란이 찾아옵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 시기에 글쓰기 슬럼프가 찾아왔어요.
'역시 나는 이 감정에서 벗어날 수 없나보다', '글쓰기와 현실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쓰기도 즐겁지 않았어요. 인스타그램을 통해 매일 글을 쓰기 시작하며 3개월 정도가 되었을 때 이런 슬럼프를 느꼈습니다.
돌이켜보면 당시 글을 쓰며 저의 감정에 대한 '지적 통찰'을 경험했던 것 같아요. 머리로 이해하는 것(글쓰기) 만으로 나의 사고 체계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인 경험을 통한 '정서적 통찰'이 함께 진행되어야 감정을 다루는 방식에 변화가 생깁니다.
정서적 통찰은 일상에서 주변 사람들과 관계 맺는 방식을 통해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지적 통찰'과 '정서적 통찰'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을 '훈습'이라고 합니다. 훈습을 통해 뇌구조가 조금씩 바뀐다고 해요.
'글쓰기가 도대체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회의가 들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반복되는 문제로 계속 넘어진다고 해도 글쓰기는 잘못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며 반복되는 저의 감정을 머리로 이해하고, 일상에서 매일 부딪히는 문제를 통해 정서적 통찰을 경험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위 영상은 존스홉킨스 소아정신과 의사인 지나영 교수의 인터뷰입니다. '감정'과 '생각', '행동'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에 대한 설명입니다. '지적 통찰'과 '정서적 통찰'과 같은 맥락의 이야기라고 느꼈어요.
‘감정은 통제할 수 없지만 생각은 바꿀 수 있다. 감정을 어떻게 해석(생각) 하는지에 따라 행동이 바뀐다’는 주제가 핵심입니다. 영상은 10:45부터 8분 정도 보시면 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