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는 책을 많이 읽지 못했어요. 뉴스레터를 발송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으로 읽을 책을 급하게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다 올해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이 전자책으로 발간된 것을 알게 되었어요. 기다려오던 책이라 기쁘게 읽었습니다.
여섯 편의 작품 중 저는 이민진 작가의 '겨울의 윤리'와 정이현 작가의 '실패담 크루'가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 '겨울의 윤리'는 산 속 깊은 곳의 작은 절에서 지냈던 과거의 어느 시점을 묘사하는 이야기예요. '실패담 크루'는 실패담을 나누며 네트워킹하는 모임에 참여하게 되는 주니어 변호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책에 실린 작품을 매일 한 편씩 아침마다 읽었습니다. 글을 읽는 시간이 숙제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이 세상에 나만큼이나 이상한 존재가 있구나'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위안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대상 수상작인 '눈과 돌멩이'를 쓴 위수정 작가의 산문을 읽으면서는 소설이라는 매개를 통해 소속감을 느껴온 이유를 알 수 있었어요.
"진짜 삶의 불확실성과 불안을 회피하지 않고, 타인으로부터 이식된 서사에 의탁하지 않고, '나만의' 감정과 욕망의 부스러기들을 머뭇거리면서도 끝내 천천히 찾아가게 하는 것. 그것이 지금 이 시대에 소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익숙한 고민을 반복하며 익숙하게 스스로를 자책하는 시기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나는 아직도 여기 머물러 있구나, 라는 것을 종종 느낍니다. 그렇게 필요 이상으로 아파하다 조금씩 다른 결론에 이릅니다. 시간이 지나 같은 고민을 다시 만나면 과거의 결론에 동의하게 될 때도, 진실에 가깝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때도 있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작가적 마음이기도 한데, 세상의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는 그랬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모두 글 쓰는 사람이 되어 결론을 유예하며 지속적으로 퇴고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위수정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위 문장으로 표현하더라구요. 저는 문장을 읽으며 뉴스레터 상단에 적힌 글인 '우리는 매일 초고를 씁니다'의 다음 문장을 읽는 기분이 들었어요. 지난하게 반복되는 고민을 마주하면서, 무탈한 일상에 감사하며, 이달도 글을 쓰는 마음으로 보내보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