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나의 행복지수에 몇 점을 주고 싶으신가요?’라는 질문을 나누었어요. 저는 그때 10점 만점 중 7점을 주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충분히 행복하지만 앞으로 긍정성을 쌓아가는 연습을 더 하고 싶어서 3점을 남겨두었다고 설명했어요. 얼마 전 방을 정리하다가 작년 여름에도 제가 같은 질문에 답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수동에 있는 ‘밑미홈’에 방문해서 커리어 질문 카드를 구입했어요. 일에 대한 나의 감정, 일을 하며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앞으로 하고 싶은 일 등의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질문이 담긴 카드였어요. ‘행복무게를 측정하는 기계에 올라간다면 나는 몇 그램이 나올 것 같나요?’라는 질문이 있더라고요. 저는 “(최대치가 10kg이라면) 지금 기분이 좋은 상태라 4kg이 나올 것 같다”라고 썼어요. 한 문단 정도의 길이로 답변했는데 “행복점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글을 마무리했더라고요. 2021년 8월에는 ‘행복이 중요하지 않다’라고 답했던 제가 2022년 8월에는 왜 생각이 달라진 것인지 스스로에게 궁금해졌습니다. 문득 ‘피해경험’이라는 단어가 생각났어요.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 선생님께서는 피해의식으로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사연에 ‘피해경험’이라는 표현을 알려주시더라고요. "혼자 괜한 망상을 하는 것 같아 괴롭겠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있다면 실제로 경험한 일 때문일 것이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피해경험을 해 온 사람은 충분히 과거의 경험을 현재로 가져와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섬세한 언어를 쓰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마 행복감에 대한 제 생각이 달라진 것도 지난 1년간의 ‘행복경험’ 때문이었을 거예요. 글을 쓰며 제 자신을 알아가고, 좋은 분들과 소통하는 경험을 통해 일상의 행복을 차곡차곡 쌓아왔습니다. 덕분에 ‘세상에 존재할까?’ 싶었던 ‘행복의식’이 커져가는 것 같아요. 앞으로 행복의식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조금 더 정리해 볼게요. 글을 쓰는 시간을 통해 저의 피해경험을 위로하며 행복의식을 쌓아가고 싶습니다.